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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천

도

룡

기

번역+자막제작 jbd77@korea.com

 

의천도룡기
제 19화

 

걸음을 멈추시오

어디서 온 친구인데
심야에 무당을 찾아온 것이오?

소림승인 공상이 급한 일로
장진인을 뵈로 왔소

소림파의 공(空)자배(字輩)의
선배대사 시군요.들어오십시오

 

정말입니까?

문파가 멸망당하는 큰 일을
어찌 감히 허튼소리를 하겠소?

 

즉시 장진에께 통보해 주시오
급한 용무로 빈승이 뵙길 청한다구요

조금도 지체해선 안됩니다

대사님께서 좋지 못한 때에 오셨습니다

사조님께선 작년부터 좌관하신지
지금까지 일년이 넘었습니다

그렇다면 송대협께 통보해 주시오

대사백께서 다른 사숙님을
데리고 귀파와 연맹하여

명교를 원정하러 가셔서
아직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

'명교를 원정하러 가서
돌아오지 않았다.' 아니야

시간적으로 계산해 보건데
설마 오는 도중에 사고를 당한신 걸까?

무당파에 일을 주관할 사람이 없다면

우리 소림파와 같이
이 재난을 피할 수가 없겠군요

무당파의 일은
현재 유삼숙이 맡고 있습니다

유삼협은 수족에 부상을 입어
행동이 불편하니

빈승이 가서 유삼협과
얘길해도 되겠습니까?

그럼 따라오십시오

 

누구냐?

소림사 공상대사께서 뵙길 청하십니다

들어와라

알겠습니다

들어가십시오

 

미안해요. 사형. 고의가 아녜요

여봐라...

죄송합니다

여봐라...

어서...들어와라...

 

뒷산 소원으로 조사 어르신을 뵈러 가자

알겠습니다

소림파의 어느 고승이
누추한 곳을 광림해 주셨소?

멀리 나가서 영접하지 못한 죄
용서해 주시기 바라오

 

장진인께선 과연 일대종사답게

소리만 듣고 사람을 알아보다니
빈승이 진심으로 감복했습니다

제자가 조사어르신께 인사올립니다

일어나거라...

 

대사님의 법호는 어찌 되십니까?

빈승은 소림의 공상입니다

무당의 선배님인 장진인께 인사올립니다

별말씀을. 예를 차리실 필요 없소

심야에 찾아왔으니 반드시
중요한 일이 있을 터.말씀해 보시오

일전에 소림파는 천년간 없었던
크나큰 참변을 당했습니다

명교가 육대문파가 광명정을
공격한 걸 복수하기 위해

소림사를 기습했습니다

본파의 방장인 공견사형과
제자들이 죽거나 포로가 됐습니다

빈승 혼자 죽음을 무릅쓰고
도망 나왔습니다

지금 명교는 대군을 이끌고
무당파로 오고 있어

빈승이 위급을 알리러 달려온 겁니다

명교가 이렇게 횡포를 부리다니

하지만 소림사엔 고수들이 많은데

어떻게 명교의 독수에
당한것인지 이해가 안가오

명교가 거짓으로 광명정을 공격해

승리를 하고 돌아오는 무리속에 껴들어서

이 때문에 사(寺)에 남아있던
승려들은 방어를 하지 못하고

미처 손을 쓰지 못하고
명교에게 죽고 말았습니다

한바탕 격전이 벌어지고 우리 소림파는...

속임수를 썼는데 누가 방어할 수 있겠소?

장진인. 오늘 중원무림의 존망은
무당파에게 달렸습니다

빈승이 장진인께 간청합니다

소림파를 위해서 원수를 갚고
치욕을 씼어주십시오

공상대사. 무당과 소림은 본래 한 집안이오

멸사(滅寺)당한 복수는...

 

사부님

 

사부님. 괜찮으세요?

 

평생을 강호를 종횡무진했는데
뜻밖에 가짜 공상의 속임수에 당하다니

젊었을 때 소림과의 인연이 있어서

맘속에 줄곧 소림과 끊을 수 없는 정이
존재하고 있어 경계를 하지 않았어

 

큰일났군. 사공의 성조를 들어보니
부상이 심상치가 않아

내 추측이 맞다면 사공님은
내장에 손상을 입으신거야

즉시 신분을 밝히고 사공님을
구해드려햐 하나?

태사숙

사공님. 명교의 병력이
자소궁에 도착하여

욕지거리를 하며 우리 무당파를
평정하겠다고 합니다

벌써 도착했단 말이냐

 

공상대사를 사칭한 놈도 분명히 명교에서

내 목숨을 취하려고 먼저 보낸거야

죽을 결심을 하고 일격에 전력을 다해

나에게 중상을 입힌게야.
간계가 성공했다면

우리 무당파는 오늘 소림의 뒤를
따랐을 것이다

사부님. 마교와 싸워요

어리석은 짓 하지 말아라

무당의 흥망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단지 무당파의 절학이
여기서 중단되서는 안된다

- 대암아
- 사부님

십팔개월을 좌관하면서 무학의 정요인

태극검과 태극권에
결점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 너에게 전수해 주마

사부님. 제자는 폐인이 된지
오래됐습니다. 전...

들어라. 태극권과 태극검은
지금의 무학과는 전혀 다르다

이정제동(以靜制動)
후발제인(后發制人)을 추구한다

원교, 연주, 송계, 이정, 성곡은
모두 곁에 없고

대암이 네가 이 사부의 평생의 절예를
전수하는 중임을 짊어졌다

알겠습니다. 가르쳐주십시오

 

이건 태극권의 기수식(起手式)이다

 

람작미(攬雀尾)

 

단편(單鞭)

 

제수상식(提手上式)

 

백학량시(白鶴亮翅)

 

루슬요보(樓膝拗步)

 

진보반난추(進步搬欄錘)

 

여봉사폐(如封似閉)

 

십자수(十字手)

 

포호귀산(抱虎歸山)

 

태극권은 느린 동작으로 빠른 것을 제압하며
음양변화가 뛰어난 이정제동(以靜制動)의

정밀하고 오묘한 상승의 무학이다

 

이 권술의 요점은
허령정경(虛靈頂勁) 함흉발배(涵胸拔背)

송요수둔(松腰垂臀) 침견추주(沈肩墜주)
열 여섯 글자에 있다

마음으로 행하고 힘을 쓰지 말고
행동과 마음을 하나로 해야 한다

대암아. 얼마나 이해했느냐?

제자가 우둔하여
삼 사성정도만 이해했습니다

그만하면 됐다. 네 오사제의 기억력이
가장 좋았지만 안타깝게 일찍 죽고 말았다

그렇지 않으면 나의 이 절기를
전수해 주었을 텐데

이 권경은 우선 사송비송(似松非松)
장전미전(將展未展)

경단의불단(勁斷意不斷)...

장삼풍. 나오지 않으면
도관을 불태워버리겠다

대암아. 넌 전신이 불구니
명교가 널 경계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화를 내선 안된다.
억지로 나서선 더욱 안된다

내가 고심하며 창작해내 절예가

후세에 전달되지 못한다면
넌 무당파의 죄인이 되는 것이다

가르침을 받들겠습니다

가자. 가서 명교인들을 만나자

사부님을 따라가

 

이 분은 저의 사존인 장진인이십니다

여러분들이 무당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대답할 수 있는
우두머리가 없단 말입니까?

교주님이 오십니다

 

거들먹거리긴. 모든게 전부
그녀가 꾸민 짓이였구나

그러니 소림사가 철저히 패배한 것이다

 

전 장무기라 합니다

오늘 무림의 북두를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장무기. 명교 교주가 이렇게 젊고 아름다운
소녀일 줄은 정말로 생각을 못했소

공교롭게도 이름이 내 도손(徒孫)인
무기와 이름이 똑같구료

 

장진인께선 안목이 정말 뛰어나세요

한번 보고 제가 남장한 사실을
알아차리시는군요

빈도의 제자들이 분수를 모르고

귀교로 가르침을 받으러 갔는데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았소

그들의 행방을 장교주께서 알려주시오

송대협등은 본교의 수중에 있습니다

약간의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엔 지장이 없어요

그 분 은육협은...

나의 은제자는요?

 

은육협은 정말 불쌍해요

저 분 유삼협처럼 사지가 대력금강지에
의해 전부 절단됬어요

 

죽지는 않겠지만 움직일 수는 없어요

사존님

 

장진인. 몸이 불편하신거 같아요

 

장교주가 걱정할 필요 없소
노도는 아주 건강하오

 

그럼 제가 한 마디 충고를 해드리지요

말해보시오

하늘 아래의 땅은 모두 황제의 것이고

하늘 아래의 백성은
모두 황제의 신하입니다

우리 몽고의 황제께서는
위력이 세계에 미칩니다

장진인께서 충성을 바치겠다면

황상은 반드시 즉시
수봉(殊封)을 내리실 겁니다

무당파는 큰 총애를 받을 것이니

 

송대협등은 아무일도 없게 되겠지요

작위를 받고 녹봉을 받게 될겁니다

명교는 불의를 저지르고
나쁜 짓을 많이 했지만

원병과는 줄곧 적대했는데
언제 조정에 투항했소?

노도는 폐관을 너무 오래해 아는 것이 없소

악인이 바른길로 돌아선다고 하잖아요
시대적 요구를 아는 자가 준걸이오

소림파 공견신승 이하 모두가
조정에 충성하기로 했어요

본교는 대세에 따라 천하호걸의 뒤를
따르는 거 뿐입니다

원 순제는 잔인해서 많은
백성을 해쳐 원망을 사고 있소

빈도는 비록 출가인이지만
대의가 무엇인지 알고 있소

공견은 당세의 신승인데
어찌 세력에 굴복할 수 있겠소?

낭자는 어찌 말을
이랬다 저랬다 하는 거요?

장진인은 조정에
귀순하지 않겠다는 말이군요

 

낭자의 한마디 한마디를
모두 똑똑이 들었소

빈도가 다시 반복할까요?

장진인께서 이렇게
고집을 부리시겠다면

저도 할 말이 없습니다

여러분 저와 함께 가십시다

 

위복왕

 

명교 장진인의 부하 위일소가
장진인께 인사올립니다

위선생. 예를 따질 필요 없소

청익복왕의 뛰어난 경공을
오래전부터 들어왔소

오늘 보니 역시 명불허전이군요

장진인, 과찬이십니다

 

조가야. 명교를 위장해 본교의 명성을
더럽히는 저의가 무엇이냐?

사내대장부가 이렇게 흠험하고
악랄할 수 있단 말이오?

난 원래 무슨 사내대장부가 아냐

난 음험하고 악랄한데 어떻게 할래?

자꾸 이렇게 남자같지도
여자같지도 않게 굴지 말아

나의 솔직한 입이
말 실수를 하게 되잖아

본론으로 돌아가서 명교를 가장해

소림사를 공격하고 무당을 어지럽힌

저의가 도대체 무엇이냐?
너의 내력은 또 무엇이고?

말 안할거야? 그럼 사실을
말할때까지 욕을 해버리겠다

이 빌어먹을...

닥쳐라. 혼을 내줘라

알겠습니다

나야. 길....비켜

명교 장교주의 부하
유행산인 포대화상 설불득이

무당파의 조사인
장진인께 인사올립니다

당신들....빈도를 혼란스럽게 만드는구료

도대체 누가 명교인인오?

장교주님의 명을 듣고
지원하러 왔습니다

지금 모두 무당산 아래서
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허세를 부리긴

 

산으로 올라오라는 신호를 보내
내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해 줄까?

 

교주의 명이라고 했지?

그렇게 말했지

장교주는? 날 만나러 오라 해라

지금 그 말은 스스로 자신이
가짜라는 걸 인정하는거지?

장진인도 이미 적과 아군을 분별해냈어

득의양양해 하지 말아라

독 있는 박쥐와 냄새나는
화상따윈 아무 쓸모 없어

나 백미응왕 은천정도 있다

 

응왕. 당신도 왔구려

광명좌사 양소의 전령을 받고
사돈집이 위험하단 걸 알고

오는 동안 여덟마리의 말을
바꿔타며 나는듯이 달려왔소

장진인. 후배가 대담하게
사돈이라 한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제 제자 장취산과 당신 딸
은소소가 부부가 되었으니

절 사돈이라 부르는게 당연합니다

명교의 고수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어

오랜기간 신중하게 준비한 계획을
오늘 성공시키긴 어렵겠어

하지만 어렵사리 장삼풍에게
중상을 입혔는데

이것은 다시 얻을 수 없는 좋은 기회야

오늘 이 기회를 틈타
무당파를 멸하지 못하면

앞으로 더욱 어려울거야

강호에 무당파는
정대문파라는 소문이 있는데

듣는 것보다 보는게 낫군요

알고 보니 무당은
몰래 마교와 내통하여

마교의 후원을 받고 있었군요
거론할 가치도 없어요

조낭자. 너무 생각없는 말을 하는군요

장진인께서 무림에 위엄을 떨치실 때

낭자의 할아버지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을 거요

낭자같은 어린애가 뭘 알겠소?

당신말이 맞는지 아니면
내 견식이 없는 건지

무당이 증명해 보시오

어떻게 증명을 하면 되겠소?

오늘은 무당파의 절학을
배우기 위해 온겁니다

무당파의 어느분이 나오셔도
우린 기꺼이 상대해드리지요

무당파에게 정말로
진정한 재능과 학문이 있는지

아니면 허명인지는 교전후에
즉시 세상에 알려지겠죠

명교와 우리의 일은 나중에
다시 계산해도 늦지 않아요

장무기,이 못된 간사하고 교활한놈

나중에 눈에 띄면
가죽을 벗기고 힘줄을 벗겨

맘속의 한을 풀어버릴거야

아주 좋아.아주 어울려

독박쥐. 무슨 말이예요?

조낭자. 본교의 장교주는 소년영웅이고

조낭자는 꽃같이 아름답소

우리 장교주에 비해 몇살 어린거 같은데

이럽시다

이 늙은 박쥐가 중매를 서줄테니

우리교주에게 시집을 오는게 어떻겠소?

 

장진인. 한 수를 보이기 싫으시다면
말을 남겨주세요

이 무당파는 세상을 속이는
도적집단이라고 말예요

난 즉시 무리를 이끌고 하산해
송원교등을 돌려보내주겠어요

해도 떴으니 이렇게 하죠
한번에 승부를 내요

아대,아이,아삼은 일어나거라

 

장진인께서 저의 쓸모없는
하인 셋을 이긴다면

무당파의 무공은 확실히
거짓이 아니란 걸 믿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강호에서 자연히 공론이
있을테니 제가 더 말할 필요 없겠죠

장진인. 먼저 아삼과 겨뤄보세요

 

장진인. 시작하십시오

 

아주 심후한 내력이오

노부조차도 감탄을 금할 수 없소

저 계집의 밑에 기인들이
어떻게 저렇게 많지?

장진인. 나오시지 않겠다면
한 마디만 해주세요

무력을 써서 밀어부치지 않겠어요

 

태사부님

저 분 시주는 우리 무당파의 권법을
견식하고 싶다고 하셨으나

구태여 태사부님이
수고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자가 그들에게 몇 초 보여주면 됩니다

 

저 분 시주가 발로 벽돌을 짓밟은 무공은
소림파 금강복마의 외가신공이다

아마 서역 소림의 고수일 것이다

너 같은 어린애가 싸워봐야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야

서역 소림이라구요?
그럼 더 재밌겠네요

 

사부님. 저 애가 어떻게
태극권을 할 줄 알죠?

저 소동은 네 제자가 아니냐?

본 적이 없습니다

 

내가 태극권을 네게 전수해 줄때
옆에서 배운게야

천부적인 자질을 갖고 있구나

 

마음으로 행하고 힘을 쓰지 말거라

 

태극원전(太極圓轉)

 

무사단절(無使斷絶)

 

당득기득세(當得機得勢)

 

령대수기근자단(令對手其根自斷)

 

일초일식을 반드시 마디마디 꿰뚷어라

 

아삼. 흑옥단속고를 내놓으시오

본문의 접골묘약은 극비라서
본문의 제자도 모르는데

너는 어디서 들은 것이냐?

호청우의 의경이
잘못됐는지 알아보려고

그냥 해본 말인데
정말로 있었군. 주시오

없다

 

약을 가져와

없어

 

약을 가져오란 말이야

없다

 

장강의 강물이 끊임없이
도도하게 흐르는것 처럼 하거라

 

흑옥단속고를 가져오시오

 

당당한 명교의 대교주께서
이렇게 못날 줄이야

도동(道童)으로 위장하여
무당에 들어오다니 말예요

조낭자의 말이 틀렸소.
선부인 취산공께선

태사부님의 다섯번째 제자이시오.

아버지처럼 나 장무기도
무당인이니 가장은 필요 없소

 

도손 장무기가
사공님과 삼사백께 인사올립니다

 

일이 다급하여 신분을 알려드리지
못했으니 기만한 죄를 용서해주십시오

 

얘야. 난 줄곧 네가 이미...

정말 잘됐다. 죽지 않았으니 정말 잘됐어

태사공. 보고 싶었습니다

취산에게 후예가 생겼으니
구천에서 웃고있을게야

장진인. 이렇게 훌륭한 도손을
가르친것을 축하드립니다

내가 축하드려야 하지요

이렇게 훌륭한 외손을 낳아서 말예요

 

무슨 훌륭한 외손자,훌륭한 도손이야

두 늙은이가 교활하고
간사한 놈을 길러내거야

조낭자. 아삼은 당신의 부하니 당신이
흑옥단속고를 갖고 있는게 분명하오

삼사백과 육사숙의 끊어진 사지를
완치할수 있게 나에게 주시오

내가 왜 당신에게 줘야 하죠?

당신을 뼈에 사무치도록 증오해
갈기갈기 찢어버리지 않으면

예전에 녹류산장에서 나에게 한
모욕을 씻기 힘들어

그 날은 우리 교의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일이 다급해서

어쩔수 없이 졸책을 썼소

사실 모욕할 마음은 조금도 없었소

 

흑옥단속고를 얻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세가지 일을 약속해 준다면
두손으로 바치겠다

무슨 세가지 일말이오?

지금은 생각이 나지 않아

생각이 나면 내가 말하는 대로 하면 된다

어떻게 그럴수 있소?
만약 나더러 자살하라든가

돼지나 개가 되라고 해도
따라야 하는 거요?

자살하라거나 돼지나
개가되라고 하진 않아

네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좋소. 협의에 위배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거라면

나 장무기는 당신뜻에 따르리다

 

공자...장공자

- 소소
- 공자, 괜찮아요?

난 괜찮소. 걱정마시오. 어떻게 왔소?

불회언니와 은육협을 데리고 같이 왔어요

육숙은요?

곧 도착할 거예요

- 아대
- 예

 

저 장가 놈의 양 팔을 잘라버려라

알겠습니다

비키시오

 

조가 계집애야. 너무 비열하구나

의천검으로 맨주먹인
우리 교주님을 괴롭히다니

난 비열하다. 어쩔거냐?

누가 내가 준 물건을
다른 여자에게 주라 그랬나

 

무기야. 태극검법을 보거라

 

무기야. 똑똑히 보았으냐?

똑똑히 봤습니다

 

기억하느냐?

 

이미 조금 잊어 버렸습니다

배우자마자 해보라고 해서
널 곤란하게 하는구나

지금은 어떠냐?

 

이미 절반을 잊어버려습니다

큰일이다. 교주님이
갈수록 잊어버리시네.그럼...

장진인. 태극검법은 너무나 심오한데

한 번보고 무기가 어떻게

다시 한번 교주에게 보여주십시오

 

지금은?

 

아주 깨끗이 전부 잊어버렸습니다.

 

좋아 좋아. 아주 빨리 잊어버렸구나

저들 도손이 지금 뭐하는 짓이오?

 

지금 무술을 배우겠다니 너무 늦었어

 

주인님. 소인이 무능하니 벌을 받겠습니다

 

잠깐. 흑옥단속고를 남겨 놓지 않으면
무당산을 떠날 생각 마시오

 

저 사람이야. 저들이...

교주...

저들이야...

 

아직도 안나와...

위복왕. 서성거리며 말하지 마시오
귀찮지도 않으시오?

교주님께서 현명이로의
현명독장에 중독돼서

걱정하고 있는거란 말이오

교주님과 장진인이 들어간지
반나절이 됐는데

 

사공님 절 놀리시는 거예요?

아니다. 난 백년을 살았지만
너와 같은 근사한 인생경험은 못해봤단다

이런 경험은 갖고 싶지 않아요

죽음문턱을 얼마나 많이 갖다 왔는지

이런 복잡한 운명을
정말 감당하기 힘들어요

지나간 일이야. 불쾌한 것들은
모두 지나갔어

사공님. 사공님을 그리워하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나도 그러지 않은 적이 없단다

네 부친 취산은
내가 가장 사랑하던 제자였다

사람을 좋아하면 그와 관계된
모든 것을 좋아하는 것이니

네게도 자연히 아끼는 감정이 있지

네가 실종된후 널 호접곡에 보내선
안되는 거였다며 끊임없이 자책했지

다행히 하느님이 널 돌봐주셔서
고생끝에 낙이 온것이다

교주님... 상처는 어떠십니까?

 

우리들이 반나절을 얘기했구나

저들이 기다리다
속이 타겠다. 가자

 

교주님. 장진인

 

모두 밖에 있었군요

교주님이 걱정되서요

구양신공으로 몸을
보호하고 있다는 걸 잊었어요?

현명신장의 음독은
날 조금도 위협하지 못해요

사공님을 오랜만에 뵈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얘길 했어요

그 당시에 무기를 구하기 위해

빈도와 무기를 납치한 현명이로와
초식을 겨룬적이 있었소

부끄럽게 오늘까지도
적의 내력을 짐작조차 할수 없소

조씨 계집에게 무슨 내력이 있길래

현명이로 같은 고수조차 기꺼이
그녀의 명령에 따르는 걸까요?

그녀의 신분이 뭐든지간에

우리에겐 지금 두 가지 큰일이 있습니다

첫째는 흑옥단속고를 뺐어와

유삼백과 은육숙의 상처를
치료하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송대사백님 일행의 행방을
알아보는 거예요

 

난 이십년을 불구로 살았다

진짜로 그런 신약이 있다해도
치료하지 못할 거야

무기야. 먼저 대사형들을 찾도록 해라

삼사백...

요 몇년간 네게 일어난 일을
네 육숙이 모두 말해줬다

 

한숨돌리게 해다오...

 

널 보니 그 당시의 내가 생각나는구나

육제. 너와 내 신세가 같아
정말 동병상련이 느껴

 

장공자. 양좌사들은 모두 준비가 끝났어요

출발신호를 기다리고 있어요

알겠소

무기야. 가봐라

삼사백,육사숙. 무기는 물러갑니다

 

무기야. 많은 말 중에서 오직 한 마디

선한일은 많이 하고 악한 일은
아무리 작은일이라도 하지 말거라

사공님의 가르침을 명심하겠습니다

조심하거라

가보겠습니다

 

불회야. 넌 돌아가서
은육협을 돌봐주어라

알겠어요,아버지

무기오빠.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말해봐

할말있으면 해라

양좌사. 갑시다...

갑시다...

 

너하고 나뿐이니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

무기오빠.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오빠한테 날 보살펴달라고 했었죠?

그래

천 리 길을 걸어 절 회하에서
서역에 계신 아버지께 데려다 줬어요

그 동안에 온갖 고생을 다 겪었죠

이 은혜를 가슴속 깊이 기억하고 있을뿐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어요

꺼낼게 뭐가 있어?

널 서역으로 데리고 가지 않았으면

이런 만남도 없이
벌써 독이 발작해 죽었을거야

아녜요. 오빠는 의협심이 많고 친절하니
어떤일도 전화위복이 되었을 거예요

무기오빠. 난 어려서부터
어머니가 안계셨어요

아버지가 계시지만 어떤 말은
얘기하기가 불편해요

오빠는 비록 우리들의 교주지만

맘 속으로 친 오빠처럼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날 친오빠로 여긴다면
못할 말이 뭐가 있어?

무기오빠. 아버지와 어머니가
은육협께 죄를 짓지 않으셨나요?

 

다 지나간 과거의 일을
다시 거론할 필요는 없어

맞아요. 다른 사람에게
이건 오래된 일이겠죠

하지만 은육협은 끝내
어머니를 잊지 않으셨어요

이번에 중상을 입고
밤낮으로 혼수상태이면서

항상 내 손을 붙잡고 끊임없이 저에게

효부.날 떠나지 마시오
난 지금 손 발이 모두 부러졌소.

난 폐인이 되었소
절대 날 떠나지 마시오.

절대 날 버리지 마시오
부탁이오 라고 말해요

 

무기오빠. 생각할수록 그가 가여워요

생각할수록 아버지,어머니가 은육협께
죄를 지은거 같아요

난 이미 내 입으로 그에게 약속했어요

손발이 낫든 평생동안 폐인이 되든

영원히 떠나지 않고
평생을 같이 하겠다고요

불회동생. 육숙에게
네 평생을 맡기겠다니

이미 단호하게 그에게 말했어요

만약에 평생동안 움직일 수 없다면

전 평생동안 그의 옆을 지킬거예요

식사를 시중들고 같이 얘길 하며
기분전환도 해주고

하지만 넌...

동정심이 아녜요
일시적인 충동도 아니고요

무기오빠. 무당파로 돌아오는 길에
이미 심사숙고 했어요

지금 은육협도 절 떠날수 없고
저도 그를 떠날 수 없어요

무기오빠.
절 잘 대해준다는 거 알고 있어요

어떨 땐 오빠가
제 생명을 여러번 구해줬으니

평생동안 오빠를
모셔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줄곧 오빠는
내 친오빠같은 느낌이 들어

마음속으로 존경하고 있어요

하지만 은육협에 대해선 말 못할 좋아함과
말 못할 가련함이 들어요

 

그래요. 저보다 나이가 배는
더 많은 어른이라며

세상사람은 절 비웃을 거예요

게다가 아버지는 그의 철전지 원수라서

앞으로 어떻게 될진 저도 몰라요

하지만 어쨌든 내 맘속에
있는 말은 모두 말했어요

 

자꾸 아아 거리지 말고 할말있으면 하시오

정말로 교주님의 장인어른이라고
생각하여 거만을 떠는 거요?

 

뭘 말하고 싶은 거요?

내가 뭘요? 우리 모두 생각하고 있잖소

당신 딸 불회와 교주님은
어려서부터 고난을 겪어왔소

고난속에서 진정한 사랑을 만난다고 했소

그들사이엔 분명히 사랑이 있어요

교주님이 오시오. 발걸음이
얼마나 무거운지 보시오

이것이 바로 젊은 연인의
이별후의 마음이오

양좌사. 축하하오

입 닥치시오

 

교주님

설불득은요?

여기로 오고있는 형제들과 만나

무당산에 올 필요 없으니 광명정으로
돌아가라고 급히 그를 보냈습니다

작은 일에 많은 인원을 동원하지
않는게 당연해요

조민을 추적하는 일에 대해
한가지 건의할게 있습니다

양좌사께선 말씀해 보세요

교주님. 조낭자는 외출할 때
많은 사람이 호위를 하니

단독으로 행동할리 없습니다

그녀의 행적을 조사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들은 나눠서
동서남북 네 곳을 찾다가

찾든 못찾든 내일 정오 곡성에서
모이기로 합시다

교주님의 뜻은 어떠십니까?

아주 좋아요. 나와 소소는
서쪽을 찾아보겠습니다

전 남쪽을 찾겠습니다

동쪽은 내게 맡기십시오

전 북쪽으로 가겠습니다

좋아요. 현명이로의 무공이
아주 뛰어나니

세분께서 조민의 일행을 만나시거든

피할 수 있으면 피하시고
혼자힘으로 싸우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소소. 왜 그리시오?

암것두 아녜요

 

손님. 왔습니다

 

주인장. 이 길은 큰 길 맞죠?

맞습니다. 도시를 나가거나 고향에
들어오려면모두 이길을 지나야만 하죠

노란색 비단 가마가 지나가는 걸
본적이 있나요?

봤어요. 그 커다란 규모가
우리 마을사람의 견문을 넓혀주었죠

맞아. 중병을 얻은 세사람이
들것에 실려 자고 있었습니다

서쪽의 황룡진쪽으로 갔습니다
간 지 한 시진도 못됐어요

고맙소. 주인장

소소. 얼른 드시오. 그들을 쫓아갑시다

 

소소. 오는 동안 한 마디도
안했는데 걱정이 있소?

 

돌려드릴게요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하시오

소소는 이 주화를 달 자격이 없어요

소소가 자격이 없다면
누가 있단 말이오?

불회언니요

불회?

 

공자님과 불회언니는
고난을 겪었고 애정이 있으니

이런 귀중한 물건은 정인에게 주어야지요

맞소. 나와 불회동생은 확실이 애정이 있소

하지만 우리둘은
오빠동생과 같은 애정이오

이번에 무당산에서
불회와 오랫동안 얘길했소

육숙을 좋아하며
평생을 같이할거라고 했소

소소. 비밀 지켜주시오
양좌사가 알게하면 안되오

 

소소

 

제가 속이 좁았나요?

소소가 내게 은혜와 애정을 베풀어
줬으니 선물을 주는 게 당연하오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소소. 내가 거짓말을
한마디라도 한적 있었소?

 

당신도 싫다고 하니 불회동생에게
혼인선물로 줘야겠소

 

돌려주세요. 한 번 준 선물을
다시 가져가는게 어딨어요?

당신들 여자들은 무슨
생각하는지 정말 모르겠소

 

조민이 저 천막안에
있을 거라 생각하시오?

조민의 용모와 말투는
한인과 비슷하지만

행동이 거만하고 사치스러운 것은
몽고인 같아요

방에서 머물지 않고 큰 거리의 천막에서
묵다니 너무 이상하지 않소?

원병이 중원을 점령한지 오래라

몽고인뿐아니라 지방의 유력자나
상인들 같은 한인들도

몽고풍을 배우는 걸 영광으로 여기고
있으니 이상하게 생각할 거 없어요

좋소. 당신말을 듣겠소

 

소소. 여기서 기다리시오

 

경계가 삼엄한데 어떻게 들어가지?

 

나에게 부러진 사지를 본문의 영약인
흑옥단속고로 치료할 게 분명해

지금 뺐지 않으면 기회가 없어